안녕하세요. 저는 차의과학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거쳐, 지금은 경상국립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있는 전지혜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멋진 축사를 하고 싶어, 사실 AI 시대를 맞아 요즘 핫한 ChatGPT 유료 버전을 켜봤습니다. 정확히 열 번 시도해봤어요. 그런데, 이게 또 제 마음에 딱 들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제가 전하는 이 축사는 100% 제 마음에서 우러나온, 인공지능 아닌 인간 전지혜의 진심이라는 겁니다.
먼저,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이 과정을 거쳐본 사람으로서, 여러분이 오늘 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는지 잘 압니다. 사실 저 역시 박사 과정 시절, 퇴근길에 집 앞 편의점에서 집어 든 맥주 캔의 숫자만 해도 헤아리기 힘듭니다. 그만큼 힘든 순간이 많았고, 그걸 버티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여러분의 학위가 단순한 종이 한 장의 의미가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끝없는 버팀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대학에서 학부 시절을 보내며, 처음 연구실에 들어가 실험을 배우던 설렘을 기억합니다. 박사 과정에서는 “내가 왜 이 길을 택했을까”라는 고민을 수도 없이 하며 지냈습니다. 누구나 가슴 속에 자퇴서 한 장 쯤은 품고 살잖아요? 여러분도 각자의 방식으로 밤을 새워 과제를 하고, 때로는 논문 마감 앞에서 좌절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 오늘 이 자리에 섰다는 건, 그 모든 것을 이겨냈다는 증거입니다.
졸업식은 흔히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학위라는 큰 목표를 이루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오늘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이 학위를 마치고 나서 미국에 갔을 때는 ‘이제는 진짜 시작이다’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여러분, 새로운 시작 앞에서는 누구나 두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과정을 버텨낸, 이겨낸 여러분이라면, 앞으로 무엇을 하든 반드시 해낼 수 있다.” 학위 과정의 지난 시간은 단순히 논문과 결과를 남긴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끈기 있는 사람으로, 도전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으로 단련시켰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이 걷게 될 길은 굉장히 다양할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길이 아니라 여러분의 태도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갖고 한 걸음 내디딘다면 어디서든 빛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받은 이 학위장에는 사실 한 사람의 이름만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을 믿어주신 부모님과 가족, 가르쳐주신 교수님, 옆에서 함께 버텨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가능했습니다. 그 고마움을 꼭 마음에 새기시길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제가 여러분 앞에서 이렇게 축사를 하고 있지만 사실 오늘은 여러분의 날입니다. 마음껏 기뻐하시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 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동시에 잊지 마세요. 오늘은 새로운 출발선이라는 것을요. 이제 여러분 앞에는 훨씬 더 큰 세상과 더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앞날이 언제나 용기와 도전, 그리고 따뜻한 행복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다시 한 번 축하 또,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전지혜 (일반대학원 생명과학과 2022년 졸업)